몸싸움후 날치기 통과, 무효논란이 벌어지고 있을때도 난 결국에는 미디어법이 그들의 의도대로 효력을 발휘하게 될 것임을 짐작하고 있었다.그래서 헌재의 이번 결정이 그리 놀랍지는 않다.
그래서 헌재의 결정을 비하하거나 기각의 의견을 낸 헌재 법관들의 성명을 거론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그 의식의 저열함에 측은한 마음이 든다.
어쩔 수 없는거다.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때는 헌재가 민주주의의 수호자인양 떠들다가, 수도이전에 대한 판결에 대해서는 이익집단의 하수인인양 비난하는 태도는 자기모순이다. 헌재는 자기 나름대로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하지만 난 “국회 내 폭력은 안되는거야”, “국회안에서 해결해야지”라며 고상한 자세로 내려다보는 몇몇 사람들의 모습에는 분통이 터진다.
문 잠그고 날치기 처리하는 것은 폭력이 아니고, 날치기 막으려고 문부수고 들어온 건 폭력이다? 아주 편리한 잣대다. 눈에 보이는대로만 판단하면 되니까.
미디어법통과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분위기상 정권교체가 다음 언제쯤 오게 될지 까마득해 보이지만, 그때 지금의 야당이 지금의 여당처럼 문잠그고 날치기처리하면, 그때 야당은 어떻게 할까? 잠긴 문 뒤에서 “허허.. 이사람들.. 그렇다고 문을 부술 수는 없고… 숫자는 딸리니까 표대결도 안되고.. 어떻게 할 방법이 없으니 국회의원 뱃지를 반납해야겠군.” 이렇게 나올까?
차분히 앉아서 대화하고, 서로 약간씩 양보하면서 타협을 이끌어 내는 것은 쌍방간에 그럴 의지가 있을때 가능한 일이다. 힘의 우위에 있는 자가 대화와 타협을 할 의사가 없는데, 힘이 열세인 자에게 대화와 타협의 책임을 묻는것인가?
국회는 전쟁터다. 거기 있는 사람들은 우리 지역과 관련자들의 이익을 대변해달라고 뽑아서 보내준 사람들이다. 수적 우위를 점한 측이 자기의 우위를 믿고, 자기편에만 이익이 되는 법안을 타협의 여지 없이 밀어붙일때, 수적 열세에 있는 측이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면 그건 자신을 뽑아준 사람들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헌재 결정에는 불만 없다. 다만 국회내에서 해결하라, 국회안에서 폭력쓰지마라는 말은 소수당을, 그 당이 대변하는 소수에 해당하는 국민들을 식물인간으로 만들어버리는 처사이다.
